프라하를 다녀오신 부부가 돌아오자마자 카톡으로 메모를 보내주셨어요.
"어디서 뭘 했는지 다 적어뒀어요, 도움이 되실 것 같아서요"라고요.
시간이 전부 적혀 있어서 읽으면서 같이 걷는 기분이었어요.
허락 받고 정리해서 여기 올려봐요.
프라하 처음 가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해요.
※ 09:47 — 구시가지 광장, 처음 본 오를로이
천문시계(오를로이)가 있는 광장에 도착하셨대요.
마침 정시에 맞춰서 인형이 나오는 퍼포먼스를 보셨는데, "생각보다 짧았어요"라고요.
그런데 그 광장 자체가 너무 예뻐서 30분 넘게 그냥 벤치에 앉아 있으셨대요.
아침 햇살이 광장 건물에 걸리는 게 너무 좋았다고 하셨어요.
"왜 프라하인지 딱 납득이 됐어요"라는 문장이 메모에 있었는데, 그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아침 8시 반에 숙소 근처 카페에서 시작하셨대요.
체코 카페 카푸치노가 진하고 맛있었다고요.
천장 높은 오래된 카페라 들어가자마자 분위기에 먼저 압도됐다고 하셨어요.
아침 세트가 햄이랑 달걀, 빵 나오는 조합으로 약 7유로 정도.
이런 이른 아침 메모가 이렇게 귀엽게 느껴질 줄 몰랐어요.
※ 11:15 — 카를 다리, 오전의 카를 다리
프라하의 상징 카를 다리에 오전에 가신 게 정말 잘하신 거예요.
오후엔 어깨부딪힐 정도라는데, 오전엔 진짜 걷기 좋다고 하셨거든요.
다리 위 성인상 33개가 쭉 서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고요.
강 오른쪽을 보면서 걷는 뷰가 특히 좋았다는 메모도 있었어요.
"여기서 한 시간은 그냥 있을 수 있겠다" 했다고요.
※ 12:53 — 황금 소로, 제일 아기자기한 곳
프라하 성 안의 황금 소로는 저도 제일 좋아하는 곳이에요.
조그만 알록달록 집들이 줄지어 있어서 동화 마을 같다고 하셨거든요.
집들이 진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작아요 - 지붕 기울기가 이미 층간 역할을 해요.
카프카가 여기서 글을 썼다는 22번 집도 있어요.
"여기 안 오셨으면 진짜 후회하셨을 것 같아요"라고 메모에 특별히 별표 치셨더라고요.
황금 소로 들어가는 건 프라하 성 통합 입장권 기준이에요.
소요 시간은 천천히 걸어서 약 40분 정도.
기념품 가게들도 예쁜 게 많아서 구경하다 보면 더 길어져요.
맨 위 성벽 길에서 보이는 프라하 전경도 좋대요.
점심은 성 근처 식당에서 드셨는데, 메뉴 이름은 모르지만 "수프 맛있었어요"라고만 적혀 있었어요.
※ 17:12 — 카를 다리 다시, 노을 맞으러
저는 이 타이밍이 프라하에서 제일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강 위로 지는 노을이랑 다리 위 실루엣이 너무 예쁜 시간이거든요.
그분도 "이 시간에 다시 오길 잘했다"고 메모하셨어요.
오전이랑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고요.
"오전 카를 다리와 저녁 카를 다리는 별개의 장소 같아요"라고 표현하셨는데, 맞는 말이에요.
19시 38분에 저녁을 드셨어요.
체코 맥주가 한국에서 마시는 거랑 거품이 다르다고 하셨어요.
굴라쉬(체코식 소고기 스튜)를 빵 그릇에 담아 주는 식당에 가셨는데 "진짜 맛있었어요"라고요.
식당 이름을 물어봤더니 골목 안쪽 작은 데라 이름은 모른다고 하셨어요.
그냥 발품 팔아서 찾아가신 것 같은데, 그게 여행이잖아요.
프라하는 3박 4일 단독으로도 좋고, 비엔나·부다페스트랑 묶는 동유럽 3개 도시 코스도 인기 있어요.
지금 10월이 프라하도 단풍 시즌이라 걷기 딱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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